홈플러스 관련 김병주 MBK 회장 연례서한 논란… 정치권 등 비난↑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4월 4일 10시 55분


코멘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뉴시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최근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이 논란이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지난달 24일 투자자 연례서한을 발송했다. 해당 서한에서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조치가 언론에 약간의 잡음(some noise)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번역 오류라고 반박했다. 서한에서 말한 some noise는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잘못된 번역으로 김병주 회장이 국내 홈플러스 사태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인식이 퍼진 상황인데 MBK파트너스는 기업회생절차에 충실히 대응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성사될 수 없는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기업이 1년 미만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전자방식 유동화 채권) 전액 변제 발표로 시장과 투자자를 교란시켰고 이번 사태를 상당히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사재출연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이 서한에서 일부 기업의 불이익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해당 서한에서 “우리가 갖춘 모든 포트폴리오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며 “홈플러스 관련 이해관계자 중 일부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회장 인식에 대한 부정적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피해자가 나온 상황과 부정적인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뉴스1
금감원과 공정위 등 정부 기관 조사를 비롯해 고소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1일 MBK와 홈플러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일부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채권 발행을 병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사기 혐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홈플러스 법정관리에 따른 여론 악화는 MBK가 영풍과 손잡고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도 옮겨붙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에 대한 M&A 시도도 결국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차입매수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고려아연 인수 추진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인 거버넌스 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재벌가의 부실한 기업지배구조를 ‘K-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으면서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중심 거래 활동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서한을 통해 밝혔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