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사용자 경험(UX) 설계는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정작 UX 사용자 테스트를 충분히 거친 후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사용성 평가 도구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한계는 여전하다. 기존 도구의 경우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기능적 타당성 분석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사용자의 기대나 실제 상호작용 방식을 효과적으로 예측하지 못한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유저(SimUser)’라는 새로운 AI 기반 사용성 평가 도구를 개발했다. 심유저는 대형언어모델(LLM)과 사고의 사슬(CoT·Chain-of-Thought) 기법을 활용해 실제 사용자와 유사한 사용성 피드백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AI 기반 접근법이 UI 요소 배치나 클릭 가능성 등 정적인 측면만 분석했다면 심유저는 사용자의 기대 상호작용, 작업 수행 방식, 환경적·물리적 제약과 같은 맥락적 요소를 반영한다.
연구진은 대학생과 노인 등 48명의 사용자와 UX 디자이너 21명을 대상으로 심유저를 실증 연구했다. 스마트워치용 스포츠 애플리케이션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심유저가 실제 사용자와 유사한 피드백을 생성하는지 평가했다. 실험 결과 심유저는 인간 사용자의 피드백과 35.7∼100%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정보 및 기능(90.3%), 인터페이스 레이아웃(84.8%), 상호작용 논리(86.5%) 등의 카테고리에서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심유저는 사용자의 기대와 실제 경험을 비교하고 피드백을 생성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 화면의 글자가 너무 작아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은 실제 사용자 테스트에서 노인 사용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문제와 일치했다. 특정 맥락적 요소도 반영했다. 소음이 많은 운동 환경에서 “진동 피드백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생성했는데 젊은 사용자 그룹의 생각과 유사했다.
한계도 있었다. 인간 사용자는 기존 경험과 비교해 사용성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심유저는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생성하는 데는 어려움을 보였다. 맞춤형 제스처 조작 방식 등 최신 UX 트렌드를 반영하는 부분에서도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심유저와 같은 새로운 AI 기반 사용성 평가 도구는 사용자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이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활용하면 출시 이후에도 UX 개선을 자동화할 수 있다. 다만 제품의 직관적 경험, 감성적 반응, 트렌드 변화 등을 AI가 완벽하게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인간 연구의 질적 데이터를 균형 있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AI로 광범위한 초기 피드백을 신속하게 수집한 후 인간 중심의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정성적 인사이트를 보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일 수 있다. AI의 속도와 데이터 분석력을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직관과 감성을 반영해 UX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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