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로드컴 ‘셋톱박스 갑질 혐의’ 자진시정안 제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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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에 자사부품 강요 의혹
“130억규모 상생기금 조성” 밝혀

한국 셋톱박스 제조사에 ‘갑질’한 혐의를 받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낸 자진시정안에 대해 정부가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이 제출한 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해 다음 달 7일까지 관계 부처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동의 의결은 공정위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자진시정안을 내면 공정위가 이를 심의해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제도다.

와이파이, 위성항법시스템(GNSS) 등 부품을 생산하는 브로드컴은 국내 중소·중견 셋톱박스 제조사에 자사 부품만 쓸 것을 사실상 강요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 왔다. 수요량의 절반 이상을 브로드컴으로부터 구매하라고 요구하거나 경쟁사와의 거래를 이유로 계약 조건에서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 역시 받고 있다. 브로드컴이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지위를 굳히기 위해 갑질했다는 것이다.

브로드컴이 제출한 자진시정안에는 이 같은 갑질을 멈추는 내용이 담겼다. 130억 원 상당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반도체 교육 과정을 운영하거나 반도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것이다. 브로드컴의 동의의결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공정위 심의·의결로 확정된다. 만약 기각되면 다시 제재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셋톱박스 갑질 혐의#자진시정안#브로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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