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팜 확대… 농협몰 내년 흑자 전환할것”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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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1년
“산불피해 농가 전폭적 도울 것… 농기계 빌려주고 작물전환 지원”
재해자금 2000억-성금 등 35억
취임후 거의 매일 현장 찾아 소통… 1000억 들여 쌀소비 촉진 운동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한민국 농촌은 소멸 위기”라며 “220만 농민이 ‘함께하는 농업’을 만들어 농업소득 3000만 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한민국 농촌은 소멸 위기”라며 “220만 농민이 ‘함께하는 농업’을 만들어 농업소득 3000만 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달 대형 산불로 농기계도 같이 탔습니다. 경북 영양군은 고추를 주로 키우는데 모종이 다 타 버려 올해 고추 농사는 망쳤다고 봐야 됩니다. 농협이 농기계를 빌려주거나 다른 작물은 어떤 것들을 심을 수 있을지 함께 들여다보는 등 여러 지원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달 28, 29일에는 영남권을 덮친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들을 직접 찾았다. 그는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말들을 가장 많이 하셨다”며 “올해 농사를 짓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농협이 책임지고 돕겠다는 약속을 드렸다”고 말했다.

특히 산불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을 위해 농기계 지원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강 회장은 “집뿐만 아니라 농기계까지 전부 타 버렸는데 농기계는 보험에 가입을 안 한 경우가 많다”며 “농협이 구입한 농기계를 빌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은행’을 활용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재배하던 작물 농사를 짓기 어려워진 농가는 다른 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강 회장은 “평생을 고추 농사만 짓던 분들이 다른 작물을 심으려고 해도 지식이 없고 여건도 마련이 안 돼 있어 막막한 상황”이라며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지역 농협, 농가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이 밖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무이자 재해자금 2000억 원을 비롯해 성금 30억 원, 구호물품 5억 원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피해 조합원에게는 비료, 농약 등 영농자재를 최대 50% 할인 공급하고 농기계 수리도 지원한다. 피해 지역 하나로마트에서는 생수, 컵라면 등 생필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지난 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강 회장은 ‘돈 버는 농업’을 핵심 과제로 강조해 왔다. 지난해에만 조합 250곳, 농가 50곳을 찾아 취임 이후 거의 매일 현장 소통에 나섰던 그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정책과 풍부한 예산이 뒷받침되더라도 돈이 안 되면 청년 농업인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비를 줄여 농업 소득 3000만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강 회장이 유통구조 혁신을 추진하는 것 역시 농가가 손에 쥐는 돈을 늘리기 위해서다. 강 회장은 “전국 400개 이상의 산지유통센터(APC)와 하나로마트, 온라인 플랫폼 농협몰을 활용하면 최소한의 물류비로 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효율적인 농축산물 물류 시스템을 정비하면 농민들이 부담하는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며 “농협몰에서 매년 240억∼250억 원의 적자가 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적자 규모를 50억 원으로 줄이고 내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배송도 빠르게 하고 안전하고 신선하다는 믿음에 부응할 수 있다면 쿠팡처럼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보급형 스마트팜도 올해 1000개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수십억 원을 들여 고급 스마트팜을 설치할 수 있는 경우는 220만 농민 중 5%도 안 될 것”이라며 “보급형 스마트팜은 6동, 1200평에 1000만∼1500만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설하우스는 가장 악조건일 때 문제가 생기는데 자다가도 선제적인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도 1000억 원을 들여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이어간다. 강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쌀 재배 면적 감축 방향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쌀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줄어든 쌀 소비량이 회복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kg으로, 1994년(108.3kg)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쌀 소비 촉진 운동으로 소비된 쌀은 5만 t이 넘는다. 강 회장은 “30, 40년 동안 변한 식습관을 1, 2년 만에 바꿀 수는 없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밥 먹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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