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2025.4.17.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던 2월보다도 경제전망이 나빠졌지만,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이 커져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방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1분기(1~3월)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중가했고,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봤다.
실제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관세정책 및 중국의 대응,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반락했다. 지난달 말 1472.9원까지 갔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1426.7원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주가는 경기 및 기업 실적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한 뒤 일부 반등했다.
그럼에도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은은 올해 2월 성장률 전망(1.5%)을 밑돌 수 있다고 봤는데, 이는 이미 1.9%에서 1.5%로 하향한 전망치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상여건이 악화되는 등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됐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내수부진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통상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한 수출 둔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은 서울 지역의 가격 오름세 및 거래량이 크게 확대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됐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일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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