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상권 최악 산불에 전방위 총력 지원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4월 2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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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최근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을 비롯해 안동, 청송·영양·영덕 등으로 확산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과 지역사회를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농협은 재해자금 2000억 원, 범농협 성금 36억 원, 구호물품 및 장비 지원, 금융 및 보험 서비스, 복구 인력 파견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산불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 21일 경북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은 주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남겼다. 잿더미가 된 산림 면적만 잠정 집계로 9만9289ha로 기록됐다. 그러나 그 잿더미 속에서도 농협은 공동체 울타리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단순 지원이 아니라, 함께 견디겠다는 약속의 손길이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산불 소식을 듣자마자 외부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연일 산불 피해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다독였다.

재해구호키트와 긴급 구호품
복구장비·자원봉사 인력 투입


농협은 즉각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정부 재해대응 3단계 발령 이후 전국 농협은 구호물품과 인력을 현장에 보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즉석밥을 비롯한 가공식품과 담요, 마스크 등 생활용품이 포함된 재해 구호키트 700박스를 진화현장 및 피해 시·군으로 보냈다. 전국 농협이 합심해 전달한 생수, 컵라면, 담요 등 긴급 구호품은 9억 원 규모에 달했다.

산불은 인근 안동, 영양, 청송, 영덕으로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덩달아 대규모 이재민도 발생했다. 한때 안동에는 시민 전체 대피령이 내려졌다. 농협은 이재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세탁차 3대를 현장으로 급파, 살수차와 방역차, 중장비 등 40대를 긴급 투입해 화재 진화 및 피해 농업인 지원에 나섰다. 그리고 작은 손길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농협 임직원과 고주모 및 농주모 자원봉사자 4000명은 급식·세탁 봉사를 자처하며 묵묵히 현장 지원을 이어나갔다.

영농자재 할인 공급 지원
농기계 수리·농작업 대행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다름 아닌 농업 기반이었다. 농기계 피해만 약 1만여 대. 비닐하우스, 창고, 곡물창고, 축사가 한순간에 불탔다. 농협은 이동수리센터와 73명의 순회수리단과 수리차량 55대를 피해 지역별 이동수리를 지웠했다. 영농활동 자체가 어려운 곳엔 재난지역 관내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작업 대행팀이 투입됐다.

농협은 이례적으로 재해자금 2000억 원을 긴급 편성했다. 이는 비료, 농약, 사료 등 영농자재 반값 할인에 쓰이고, 농기계 수리 및 농작업 대행비로도 지원된다. 또한 조합원에게는 무이자 생활자금 최대 3000만 원까지 제공되고, 신규 대출 시에는 2%p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카드대금·보험료는 6개월 유예, 피해지역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도 1개월간 면제된다.

산불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막심하다. 농협은 신속한 농작물 피해 조사를 위해 조사인력 약 600명을 현장에 배치해 피해조사를 신속하게 실시하는 한편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가지급 보험금을 우선 지원하는 등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 성금 30억원 넘어
이재민 의류 보급까지

농협이 목표했던 성금은 당초 30억 원이었다. 그러나 전국 농협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결과 총 36억 원 이상이 모였다. 이미 30억 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북·경남·울산에 전달됐고, 남은 금액은 전액 피해 농축협 조합원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현장에서는 급격한 산불확산에 놀란 시민들이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대피소로 향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이를 위해 피해 이재민 약 4000명에게는 속옷, 활동복, 양말 등 의류 2억 원 규모를 제공했고, 하나로마트에서는 생필품을 30~50% 할인 공급하고 있다. 잃은 것이 너무 많았던 피해자들에게 농협이 ‘기댈 수 있는 손’이 된 셈이다.

농협은 지금도 달린다
전사적 범농협 일손돕기


유례없는 피해를 남긴 산불은 정부의 피해 정밀조사에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당국 피해조사가 끝나면 지자체별로 중장비를 활용한 응급 복구에 나설 전망이다. 중장비 등 기계를 활용해 큰 잔해들을 철거하고 난 후에야 복구 인력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농협은 복구를 위한 전국 단위 인력 지원 계획을 가동 중이다. 농협은 현재 피해지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지역별 소요 피해복구인력을 파악하고 있다. 인력 투입이 가능한 시점부터 전사적인 복구 인력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속한 피해 복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범농협 임직원 모두가 참여해 화재 잔해 정리 및 영농지원 활동, 급식 및 세탁 봉사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도 새 생명은 돋아난다”며 “농협은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지역 곳곳에서 농업인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농협의 산불피해 지원 대책을 통해 농업인들께서 일상을 찾고, 하루 빨리 피해가 복구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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