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령화보다 과잉진료 탓”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10년 새 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지출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병원들의 과잉 진료로 인한 ‘진료 단가 상승’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발표한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9년 인구 1인당 실질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2009년보다 28.0% 상승했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주는 돈과 환자가 낸 돈(본인 부담금)을 합한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나타났던 의료서비스 이용 감소를 제외하기 위해 2019년까지로 분석 기간을 한정했다.
진료비 지출 증가분의 76.7%는 가격 요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잉 진료 등으로 인해 비싸진 의료서비스 단가가 10년 동안 늘어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의 70% 이상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특히 동네 병원(의원급), 외래서비스 위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진료 빈도가 잦아지는 등 수량 요인은 전체 진료비 지출 증가분의 14.6%, 고령화를 비롯한 인구 요인은 8.6%에 그쳤다.
가격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 2010년에는 가격 요인이 진료비 지출 증가분의 59%만을 설명했지만, 2015년 70%대로 올라선 뒤 2019년에는 77%까지 뛰었다.
보고서는 불필요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 과잉 진료를 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행위별 수가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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