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의 신규 법인 신용카드 발급 건수가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익성이 나빠진 업체들이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한 달 동안 법인카드는 1162만7000장이 신규로 발급됐다. 지난해 12월보다 2만2000장 줄어들었다. 법인카드 발급이 줄어든 것은 2018년 5월(―1만2000장) 이후 처음이다. 매년 1월을 기준으로 봤을 땐 대규모 카드 대출 부실 사태가 있었던 2004년 1월(―16만 장) 이후 21년 만의 감소다.
경영 상태가 악화된 기업들이 법인카드 사용을 꺼리면서 신규 발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전(全)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달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5.9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잇따르며 경제 전반의 심리가 악화된 바 있다.
법인카드 이용 금액도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올 1월 법인카드 총이용금액은 17조541억 원으로 전달(19조647억 원)보다 2조 원 넘게 줄었다. 계절적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2022년 5월(19조8544억 원) 역대 최고치를 보인 뒤 3년 가까이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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