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유전 개발 잇따라 성공… 에너지 안보 강화할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석유공사

석유생산 현장에서 업무회의 중인 현장 근로자. 한국석유공사 제공
석유생산 현장에서 업무회의 중인 현장 근로자. 한국석유공사 제공
에너지 시장 및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연이은 유전 개발 성공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UAE의 알다프라 사업에서 기존의 할리바 지역 이외 추가 구조 개발 생산에 성공해 2024년 말 기준 1일 4만2000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달성했다. 알다프라 사업은 석유공사가 2012년 UAE 국영석유회사(ADNOC)와 함께 현지 합작법인을 세워 탐사부터 생산까지 사업 전 과정을 주도한 사업이다. 특히 중동 시장이 전통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주도해온 시장임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석유공사 아랍에미리트 할리바 유전 현장.
한국석유공사 아랍에미리트 할리바 유전 현장.
핵심 생산지인 할리바 유전은 원래 1990년대에 원유가 묻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오랫동안 개발이 지연돼왔다. 석유공사가 참여한 이후 지질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발 전략을 재정비한 결과 약 2억3000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새롭게 평가됐고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됐다.

석유공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주변에 위치한 다른 소규모 유전들과 연결해 함께 개발하는 ‘연계개발’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규모가 작아 단독으로 개발이 어려운 곳은 기존 생산 시설에 바로 연결해 빠르게 생산을 시작하는 ‘조기 생산’ 방식도 도입했다. 이런 방식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전략을 통해 석유공사는 2020년 하루 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해 2024년에는 4만2000배럴까지 증산에 성공했으며 이미 투자금의 65%를 회수하는 등 경제적인 성과도 뚜렷하다. 사업 기간도 2042년까지 보장돼 있어 앞으로 5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성과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협력 국가가 바로 UAE라는 점이다. UAE는 중동 국가 중에서도 정치적으로 안정적이고 해외 기업과의 협력에 매우 적극적인 나라다.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이자 전략적 동반자다. 또 UAE는 원유를 수송할 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고 후자이라 항구를 통해 공급할 수 있어 비상 원유 도입 시 해상 수송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이처럼 이번 알다프라 유전 개발은 원유 확보를 넘어 에너지 외교와 기술력, 공급망 안정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최근과 같은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산유국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중동 유전 개발을 주도하고 단기간에 수익을 낸 것은 큰 성과”라며 “앞으로 이런 조기 생산 방식과 중동 산유국과의 협력 모델이 다른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UAE와의 정부 간 에너지 파트너십이 확대될 경우 알다프라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UAE에서의 사업 확장도 가능한 만큼 석유공사의 과감한 지역 전략 채택 및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력과 협력 기반을 갖춘 지금이야말로 중동 자원 개발의 외연을 넓히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절호의 시점이라는 것이다.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한국석유공사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