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산업-친환경 MOU 체결
재계 “경영권 분쟁 대비 우군 확보”
한진과 LS가 동반 성장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계에서는 최근 호반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두 그룹이 ‘전략적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진과 LS는 이번 MOU를 맺으며 항공우주산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항공 전문인 한진과 전력 인프라에 특화된 LS가 각 그룹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두 그룹은 항공우주산업 기술 고도화, 친환경 인프라 확대 등의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두 그룹 간의 ‘동맹’을 호반그룹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 곳 모두 공통적으로 호반그룹과 껄끄러운 관계다.
호반의 자회사인 대한전선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으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최근 호반이 LS 지분을 3% 미만 수준으로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LS는 구자열 이사회 의장 1.87% 등 오너 일가 40여 명이 지분 32%를 각각 1% 안팎으로 쪼개 가지고 있다.
호반은 한진그룹과 관련해선 한진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지분 17.9%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 측은 지난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이 지분 5.78%, 조현민 한진 총괄사장이 5.73%를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 LS 모두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대비해 협력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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