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성장] 현대차, AI-수소에너지까지 사업 확장
LG, 사내 혁신 발굴해 성장 동력 키워
포스코, 탄소저감 기술 등 내실 탄탄히
HD현대, 美 방산 조선사와 기술 협력
《미·중 간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부진한 내수, 불안한 수출 전망까지 겹치며 한국 경제에 짙은 안개가 꼈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혁신 성장’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들은 위기를 발판 삼아 재도약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AI),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을 선도할 혁신 기술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들과도 전방위로 협력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위기를 발판 삼아 재도약하기 위해 ‘혁신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다. 사진은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한 이미지.
SK그룹은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산업 투자를 통해 생존과 도약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월 AI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12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조기 공급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 SK텔레콤은 통신망과 AI의 융합을 바탕으로 연내에 글로벌 AI 에이전트 ‘애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아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 석유·배터리·액화천연가스(LNG)·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통합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기술을 비롯해 AI, 수소 에너지까지 확장된 사업 영역에서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신형 수소전기차(FCEV) ‘디 올 뉴 넥쏘’,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진출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와 더불어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HMGMA 신설에 힘입어 미국 내 생산능력을 120만 대까지 끌어올리고 현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관세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LG그룹은 도전과 변화의 DNA를 앞세워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LG어워즈’가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단체에 주는 기반혁신 부문 대상은 LG에너지솔루션 인프라FA 기술담당 조직이 받았다. 이들은 이차전지 공장에 자율이동 로봇을 활용한 물류 혁신 솔루션을 적용했다. 미래혁신 부문 대상은 카메라 모듈 기술 발전에 기여한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팀이 수상했다. LG그룹은 앞으로도 혁신 사례를 발굴하고 시상하며 제품·서비스 개발에 몰두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중국 내 철강 공급 과잉과 건설경기 침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초격차 기술로 대내외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철강 부문에서는 ‘그리닛 브랜드’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탄소 배출 저감 기술 혁신에,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생산공정 안정화와 차세대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기술 혁신은 2022년 설립된 미래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구원은 포항, 광양, 송도 및 해외 연구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롯데그룹은 AI를 업무 전반에 도입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을 개발,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의 기능을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아프리카 가나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롯데웰푸드는 2월 인도 푸네 지역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롯데그룹은 이 외에도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전기차 충전기, 수소 비즈니스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신사업 성과를 앞당기고 신규 사업을 발굴해 혁신 성장을 끌어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산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1200t급 잠수함 ‘장보고함’을 건조했다. 한화큐셀은 총 3조4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구축에 나섰다.
HD현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쇠퇴한 자국 조선업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미국 방산기업들과 함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방산 기자재 업체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FMD)’와는 부품 판매 및 유통·구성품 제조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AI 방산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와는 무인수상정(USV)을 개발할 예정이다.
GS그룹은 저탄소·바이오연료 개발 등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그룹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지속가능성을 문화예술계에서 실천하고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GS문화재단을 설립하고 허태수 그룹 회장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올해는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구에 GS아트센터를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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