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대란]
유심 대란 틈타 보조금 경쟁 과열
일부 매장 “유심 교체 말고 판매에 써라”
“이 와중에 가입자 유치 분통” 지적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는 2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T월드 매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04.28. [서울=뉴시스]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초유의 ‘유심 대란’이 벌어지자 혼란을 틈타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도 과열되는 모양새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들 불안이 커지면서 SK텔레콤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 26일 기준 SK텔레콤 가입자 1665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KT로 이동한 가입자가 1280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가 385명으로 알려졌다.
2차 피해 불안감에 통신사를 옮기는 가입자들이 늘자 일부 SK텔레콤 대리점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신규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경기 수원시에 사는 이성호 씨(45)도 일요일이었던 27일 보조금 광고 메시지를 받고 휴대전화를 바꿨다. 특정 휴대전화 개통 업체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최신형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 S25로 바꿔주고 현금 35만 원을 주는 조건이었다.
일요일인데도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자리 잡은 업체 사무실은 돈을 받고 최신형 스마트폰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이 씨는 “돈을 오히려 받으면서 최신형 스마트폰을 갖게 돼 좋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난 SK텔레콤이라 찜찜한 건 사실”이라며 “가입자가 빠져나가니 새 고객을 잡기 위해 돈을 푼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부 SK텔레콤 대리점들이 보유한 유심을 무상 교체 서비스에 이용하지 말고 최대한 판매 건 위주로 사용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이 같은 행태에 분노했다. SK텔레콤 정보 유출 관련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네이버 카페에는 “이 와중에도 SK텔레콤이 보조금을 뿌려 가입자를 유치하려 하는 것을 보고 분통이 터져 집단소송 카페에 가입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단통법은 7월 말 폐지 예정으로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관련 규정 위반 여부가 있을 경우 휴대전화 유통점에 대해 조사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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