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러스노믹스 2.0 美서 뛰는 한국기업들]
동남아 반덤핑관세에 태양광 수혜
에너지 저장-배터리도 ‘반사이익’
한국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미국발 통상 전쟁을 기회로 삼아 미국 시장 선점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동남아 4개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에서 생산된 태양광 셀과 패널에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반덤핑관세는 국가와 기업에 따라 6.10∼271.28%, 상계관세는 14.64∼3403.96% 부과된다.
이번 조치로 트리나솔라, 징코솔라 등 동남아에서 태양광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던 중국 업체들이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해 미국의 동남아 4개국 태양광 셀 의존도는 94.4%에 달했다.
이번 관세 부과에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 태양광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이 약 3조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태양광 제품 통합 생산 시설 ‘솔라 허브’는 올 하반기(7∼12월) 완공된다. 이미 미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가진 OCI홀딩스는 2억6500만 달러(약 38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내년 상반기(1∼6월)부터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셀을 생산한다.
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도 한국 업체들의 전망이 밝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발족과 함께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145%까지 부과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기준 북미 ESS 배터리 시장의 87%를 장악했다.
이 때문에 한국 ESS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미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하반기부터 미 미시간주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한다. 삼성SDI도 2027년 ESS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ESS 업체들의 기술력이 좋기에 빠르게 중국 제품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 발전에서는 LS전선이 미국 버지니아주 공장에서 2028년 풍력발전용 해저케이블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CS윈드도 2021년 2억 달러(약 2800억 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미국 콜로라도주 공장에서 풍력 타워를 생산 중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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