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용 네스프레소코리아 대표 인터뷰
전국 우체국서 캡슐커피 쓰레기 수거… 1800t 넘는 탄소배출 저감 효과 내
“윤리적 소비 자부심-관심 일으킬 것”… 자타 공인 ‘커피 마니아’ 하루 6잔
박성용 네스프레소코리아 대표는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속 가능한 커피’는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네스프레소코리아 제공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의 위기는 우리가 맞이한 냉혹한 현실이죠. ‘지속 가능한 커피’를 생산하는 환경으로 점차 바꿔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네스프레소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박성용 네스프레소코리아 대표는 최근 이상기후로 위기에 처한 커피 생산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기후변화가 이어지면 현재 가격으로 커피를 공급하기 어려울뿐더러 품질 좋은 커피 자체가 아예 사라질 것”이라며 “저희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노력해야 하고, 이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09년 네스프레소에 입사한 박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커피 마니아’다. 스위스 본사, 대만 지사장을 거치며 그의 커피 사랑은 더해졌다. 입사 16년 차로 접어든 지금도 하루에 6잔의 커피를 마신다. 박 대표는 “머리가 복잡할 때,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커피를 마시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했다.
그에게 ‘지속 가능한 커피’는 입사 이후 계속 이어지는 가장 큰 관심사다. 네스프레소 입사 이유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여러 회사를 거쳐 왔지만 네스프레소를 오래 다니고 있는 이유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천 의지 때문”이라고 했다.
네스프레스코리아가 전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캡슐 커피 수거 프로그램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추구에서 비롯됐다. 네스프레소코리아는 22일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전국 3300여 우체국에서 캡슐 커피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다음 달 9일부터 전국 우체통을 통해 수거 가능하다. 박 대표는 “우정사업본부와 협의해 수거를 위한 ‘에코 우체통’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네스프레소는 2011년부터 택배회사 등과 캡슐 커피 수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카카오메이커스와 협업해 약 4만9000명의 소비자와 함께 캡슐 커피 쓰레기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네스프레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거 프로그램을 통해서 2200여 t의 캡슐 커피 쓰레기가 수거됐으며 1800t이 넘는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발생했다.
캡슐 커피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만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을까. 박 대표는 이 질문에 “환경에 대한 책임감과 노력이 없다면 현재 커피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찾지 못하면 2050년까지 커피 생산 지역에서 생산량이 50%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서늘한 곳에서 생산되는 주요 품종인 아라비카커피는 생산량 감소와 함께 품질 보증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대표는 한국인의 유별난 커피 사랑이 향후 지속 가능한 커피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한국인들은 저녁에도 커피를 마시는 유일무이한 사람들”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애호가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맛의 커피를 잘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환기되면, 환경보호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네스프레소코리아는 지속적인 환경보호 활동과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계획이다. 커피 생산부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적 요소를 개선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윤리적 소비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을 동시에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커피 소비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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