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보험 까다로워지자… 빌라 집주인 “공시가 올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금 더 내도 세입자 구하기 수월”

올해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 10명 중 8명이 공시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빌라 집주인들이 보증금 반환 부담을 줄이려고 공시가격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열람을 진행해 4132건의 이의 신청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공시가격을 올려달라는 요구는 3245건(78.5%)이었다.

전체 이의 신청 가운데 공시가격 상향 요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04%, 2022년 7.17%에 그쳤다. 그러다 2023년 75.55%로 크게 늘었고 2024년(82.11%) 이후 80% 수준까지 올랐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 부담이 늘어난다. 그런데도 공시가격 상향을 요구하는 건 2023년 5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된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전까지 전월세 보증금이 공시가격 150% 이하면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때부터 공시가격 126% 이하로 가입 문턱이 높아졌다. 전세사기 여파로 반환보증 가입이 불가능한 빌라는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가입 요건을 맞추려고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보다 세금을 더 내더라도 공시가격을 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빌라 집주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공시가격 상향을 요구한 건 대부분 빌라 집주인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상향 요구는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주택이 2216건(56.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파트(36.2%), 연립주택(7.7%) 순이었다.

한편, 국토부는 이의 신청 4132건 중 1079건(26.1%)을 반영해 공시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공시가격#공동주택#전세보증금#재산세#주택도시보증공사#다세대주택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