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比 1.20% 늘어 6.7조
美 AI반도체 수출통제로 HBM 부진
시스템LSI-파운드리 2조안팎 적자
“고객사 HBM3E 샘플 공급 완료… 2분기 점진적 판매 기여 폭 늘 것”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호조로 1분기(1∼3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도 기존 증권가 전망(에프앤가이드 기준 영업이익 4조9600억 원)을 뛰어넘었다.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전반적인 시장 회복이 기대돼 올 한 해 실적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갤럭시 날았다’ 모바일서 4조 원대 이익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79조1400억 원, 영업이익 6조7000억 원을 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05%, 영업이익은 1.20% 늘었다. 매출은 전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비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9조 원을 집행했다.
반도체(DS)부문은 매출 25조1000억 원, 영업이익 1조1000억 원을 냈다. 메모리는 인공지능(AI) 수요로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됐고, 낸드 가격이 저점을 찍으며 구매 수요가 늘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다만 미국의 대중(對中) AI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는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는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2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는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호조로 매출 37조 원과 영업이익 4조3000억 원을 냈다. 프리미엄 모델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데다 스마트폰용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일부 부품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향후 주요 부품의 단가 상승이 전망되지만 (초슬림 모델인) ‘갤럭시S25 엣지’ 출시를 통해 플래그십 매출 비중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사업부는 영업이익 3000억 원을 내며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을 향상했다고 밝혔다. 하만은 영업이익 3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는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 2분기 ‘HBM3E’ 판매 확대, 2나노 파운드리 양산도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반도체 관련 주요 로드맵도 공유했다. 당초 1분기 중 엔비디아 공급이 기대됐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제품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완료해 2분기(4∼6월)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기여 폭이 증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6세대 ‘HBM4’에 대해서도 “계획했던 대로 하반기(7∼12월) 양산을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사업부에서는 “2나노 1세대 공정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해 2분기에 양산 투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임원에 대한 주식 보상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더해 장기성과인센티브(LTI)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2분기(4∼6월) 전망은 녹록지 않지만 올해 삼성전자 실적은 전반적으로 상저하고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와 경제 성장 둔화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실적 예측이 어렵지만 회사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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