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D램값 5개월만에 반등… 반도체 관세 변수에 ‘사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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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고정 거래가 한달새 22% 급증
반도체 4월 수출액 16.6조 역대최대
범용 낸드 가격도 11% 올라 상승세
“6월까지 선구매 수요 이어질 듯”

지난해 말 급격히 하락했던 반도체 D램 가격이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따라 주요 PC 업체들이 선주문에 나서며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월 가격보다 22.22% 오른 1.65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지난해 9월(―17.07%)과 11월(―20.59%) 두 차례 급락한 뒤 올해 3월까지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액이 117억 달러(약 16조6783억 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4월 최대 수출 실적이다.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들이 대형 고객사에 납품할 때 책정하는 가격 평균치다. PC 제조사들이 보유한 메모리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며 반도체를 대량으로 구매해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PC 제조사 등이 미리 D램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사재기’에 나선 영향도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효과가 2분기(4∼6월) 중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월까지 유예된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대상에서 반도체는 제외됐지만 미국이 반도체 등에 대해 품목별 관세 부과를 언급하는 등 아직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주요국 관세 조치의 영향을 받은 고객사의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2분기 선행 구매 현상이 하반기(7∼12월) 수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또한 “2분기 D램 가격이 반등했음에도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PC 수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관세율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국가 간 무역 장벽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D램 가격 상승 예상 폭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카드, 휴대용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79달러로 전월 대비 11.06%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낸드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말 2.0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월 상승세로 전환된 후 줄곧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낸드 제품 수요가 견고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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