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개막한 프로야구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식품업체들이 야구팬 수요를 잡기 위한 상품 경쟁에 나섰다. 유통업계 주요 타깃층으로 꼽히는 2030여성 위주로 야구 관객이 증가하며 ‘야구 특수’ 수요를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프로야구 상품 경쟁의 선두엔 편의점이 있다. 지난해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손잡고 특화 매장을 연 GS25는 지난 3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인근에 두 번째 한화 이글스 특화 매장을 열고 ‘한화이글스원단장우산’, ‘유어스 한화 우쭈쭈바’등 단독 협업 굿즈 판매를 시작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구장을 새롭게 개장한 한화 이글스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매장 내 구단 마스코트 ‘수리’와 ‘불꽃 야구’를 시각화한 그래픽을 배치했다”고 했다. CU는 두산 베어스와 손잡고 두산 맥주, 하이볼, 치킨, 핫바 등 14종 상품을 발매하며 협업 상품 확대에 나섰다.
구단의 별명과 특징을 차용한 상품도 등장했다. CU는 3월 두산 베어스와 연세크림빵을 연결시킨 ‘연세 먹산 생크림빵’을 선보였다. 두산 베어스 팬들이 야구장 매점 음식들을 매진시키며 ‘먹산(먹성 좋은 두산)’이라는 별명을 얻은데 착안한 상품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손잡은 세븐일레븐은 롯데의 응원구호 ‘마!’를 차용해 초콜릿, 단팥빵 등이 포함된 ‘거인의 함성, 마!’ 시리즈를 발매했다. GS25는 LG 트윈스 특화 매장에 ‘LG 우승주’로 불리는 아와모리 소주를 선보였다.
자체 야구단을 보유한 롯데와 신세계는 자사 구단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 판매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자사 이커머스 롯데온에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을 열고 유니폼, 마우스패드 등 협업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9~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노브랜드 버거 데이’ 행사를 열고 노브랜드의 상징색인 노란색 유니폼을 판매한다
유통업체들의 야구 마케팅 배경으론 2030여성 위주로 부는 프로야구 인기가 꼽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연간 누적 관객수는 1088만 명으로 전년(810만 명) 대비 34.4% 늘었다. 신규 관람자의 여성 비중이 48.6%이며 이 중 20대는 31.4%에 달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주요 타깃 중 하나인 젊은 여성층 위주로 야구 인기가 늘고 있다”며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야구 관련 상품 출시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 경기와 소비를 한번에 진행하는 젊은 관객들의 성향도 야구 마케팅 유행에 일조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스포츠팬의 77% 가량이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며 배팅, 쇼핑 등 다른 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들이 최근 야구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구팬들을 자사 고객으로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 협업 상품들은 야구 인기에 힘입어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SPC삼립이 3월 20일 발매한 ‘크보빵(KBO빵)’은 출시 41일 만인 지난달 30일 누적 판매 1000만 봉을 넘었다. GS리테일의 구단 특화 매장 지난달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15% 늘었다.
유통업계는 야구 관련 협업 상품의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CU 관계자는 “내수 침체 상황에서 프로야구 인기는 유통업계의 몇 안되는 호재”라며 “향후에도 매장 리뉴얼, 굿즈 출시 등 야구 인기에 편승한 마케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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