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주역 아이아이컴바인드
아이웨어-화장품 시장 가파른 성장… 해외 법인 매출, 전체의 40% 차지
전시처럼 구성한 매장 디자인도 화제… “타브랜드-모델과 협업 효과적 활용”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이아이컴바인드 하우스도산’ 매장 1층에서 관람객들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프랑스 패션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의 협업으로 제작된 대형 설치 미술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 하우스도산’.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으로 구성된 매장은 저녁 시간인데도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화장품 브랜드 ‘탬버린즈’를 찾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매장 1층 중앙에는 젠틀몬스터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가 협업한 높이 약 3m 규모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이 시선을 끌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온 다리야 다블레토바 씨(34)는 “우주 공간을 담은 전시회에 온 것 같다”며 인증샷을 남겼다. 탬버린즈가 있는 4층 매장에도 방문객이 몰려 제품을 시향하거나 블랙핑크 제니가 등장하는 전광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어졌다.
아이아이컴바인드 하우스도산 건물 외관. ● 토종 브랜드 젠틀몬스터 급성장
한국 토종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탬버린즈를 판매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국내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고 해외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차별화된 제품 디자인과 공간 중심 브랜딩 전략, 브랜드·모델과의 협업 등이 매출을 견인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은 2020년 2096억 원에서 지난해 7891억 원으로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젠틀몬스터는 같은 기간 2034억 원에서 6150억 원, 탬버린즈는 348억 원에서 1646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139억 원에서 2339억 원으로 17배 가까이 뛰었다.
해외 시장 성과도 뚜렷하다. 지난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해외 법인 매출은 3156억 원으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세계 각국 주요 도시에 매장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젠틀몬스터는 14개국 49개 도시에서 8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탬버린즈도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2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젠틀몬스터의 성장 배경으로는 독특한 디자인이 꼽힌다. 젠틀몬스터는 주얼리·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 디자이너들이 제품 기획에 참여해 이색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진주 목걸이를 연상시키는 형태나 케이블을 모티브로 한 안경 등이 대표적이다. 파격 디자인을 지원하는 ‘물량 공세’도 만만찮다. 젠틀몬스터는 업계 평균인 연 2회를 웃도는 연평균 5회 컬렉션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신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규 컬렉션만 해도 매년 평균 30여 개 모델, 150여 개 제품으로 구성된다.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시즌마다 트렌드에 맞는 컬렉션을 기획하고 압도적으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독창적 디자인이 핵심
탬버린즈도 독창적인 제품 디자인을 앞세우고 있다. 미소 지을 때 생기는 보조개를 본떠 디자인한 차량용 방향제와 체인을 매달아 가방처럼 제작한 핸드크림이 대표적이다. 탬버린즈 관계자는 “제품을 장식품처럼 디자인하고 스토리를 입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브랜드는 창의적인 기획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을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매장 디자인도 화제다. 젠틀몬스터는 사업 초기 홍대 쇼룸에서 2∼4주마다 주제를 교체해 시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탬버린즈도 ‘카디퓨저 컬렉션’, ‘향수 컬렉션’ 등 콘셉트별 스토리를 담아 매장을 하나의 전시처럼 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협업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젠틀몬스터와 탬버린즈는 K팝 인기 아이돌인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젠틀몬스터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세 번째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브랜드나 모델과의 협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유명한 아이돌인 제니나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럭셔리로 통하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을 통해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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