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힘입어 CJ제일제당이 일본에 1000억 원을 들여 만두 생산 공장을 짓는다. 연간 1조1000억 원 규모의 일본 냉동 만두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글로벌 현장 경영 일정으로 일본을 찾아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신규 생산 기지 확충에 속도가 붙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치바현(県) 키사라즈시(市) ‘카즈사 아카데미아 파크’ 내 축구장 6개 크기 넓이의 부지(4만2000㎡)를 매입하고 약 8200㎡ 규모의 신규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추후 생산 시설 증설을 고려해 이 같은 규모로 땅을 매입했다고 CJ제일제당 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짓는 공장에는 최첨단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완공 후 올해 9월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공장 건설의 배경으로 “일본에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K-트렌드’를 동력으로 삼아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미래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기존 K-팝과 K-콘텐츠 중심의 ‘한류’를 넘어 최근 K-푸드 등을 앞세운 한국의 생활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일본 공장 건설에는 “한류 열풍이 주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이재현 회장의 강력한 주문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 경영 일정으로 지난달 일본을 찾았다. 그는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로, 비비고 등 준비된 일본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면서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가 연간 1조1000억 원 규모의 일본 냉동만두 시장에서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만두 종류인 ‘교자’와 비슷하다는 점을 기회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냉동김밥, K-소스 등을 이온, 코스트코, 아마존, 라쿠텐 등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5814억 원으로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39%에서 49%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 사업에 힘을 싣고자 미국, 유럽 지역에 잇따라 생산 기지를 짓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유럽 K-푸드 신공장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2026년 하반기(7~12월)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에 판매한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사우스다코타주(州)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의 첫 삽을 떴다. 이곳은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 될 전망으로, CJ제일제당의 미국 중부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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