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1분기 영업익 작년比 19%↓… 이마트 날자 신세계 떨어졌다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5월 13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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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원대 영업익 유지”… 소비 심리 위축 속 실적 방어
백화점·커머스 선방, 디에프·까사 실적은 부진
‘더 헤리티지’·콘텐츠 전략 중심 하반기 반등 노린다

신세계는 13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8789억 원, 영업이익 13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8% 줄어든 수치다. 백화점, 면세, 패션 등 대부분 사업부의 부진이 이어졌고, 자회사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유통 계열사 이마트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1593억 원을 기록하며 238.2% 급증했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8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그룹 내 투자 주체 역할을 해온 신세계와 현금 창출원으로 불리던 이마트의 구도가 뒤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 측은 “경기 침체와 위축된 소비 심리로 업계 전반에 투자가 줄었음에도 신세계는 경쟁 차별화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위트파크, 하우스오브신세계, 신세계 마켓, 디 에스테이트(본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며 “이로 인해 감가상각비가 증가했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본업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소비 위축 국면에서도 투자를 단행한 결과로 단기 수익성이 악화됐고 그만큼 실적 회복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는 5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며 체감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은 업황과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백화점 사업은 1분기 총매출 1조7919억 원으로 전년대비 0.5% 감소했고 영업이익 1079억 원으로 5.1% 감소했다.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럭셔리 워치와 하이주얼리 부문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국내외 패션 부문은 부진해 전체 실적의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가 고정비 부담을 키우며 영업이익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강남점은 신세계 마켓 개장 한 달간 40만 명 이상을 유치했으며 본점은 3월 리뉴얼 오픈 이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차별화된 점포 전략과 프리미엄 콘텐츠 확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신관과 옛 제일은행 건물을 리뉴얼한 공간인 ‘디 에스테이트’와 ‘더 헤리티지’를 중심으로 전시형 콘텐츠 기획, VIP 대상 맞춤형 서비스, 자체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점포별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재방문 고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총매출 5618억 원으로 전년대비 15.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 72억 원에서 95억 원 줄어 23억 원 적자를 냈다. 인천공항점 정상 운영에 따른 임차료 상승이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전년 하반기 희망퇴직, 부산점 폐점 등 구조조정 노력으로 직전 분기 -345억 원 대비 적자 폭은 축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총매출 3042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2억 원에서 58% 줄었다. 기온 영향과 패션 소비 양극화 속 수입 브랜드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다만 화장품 부문은 ‘연작’과 ‘비디비치’가 각각 82.2%, 20.1% 성장하면서 자사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했다. 글로벌 신규 브랜드 도입과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이 예고됐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남는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1분기 총매출 887억 원, 영업이익은 222억 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15.6% 줄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호텔·쇼핑몰 운영 구조 특성상, 소비 위축에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1분기 총매출 811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7%, 1.8% 증가한 수치다. 관계자는 뷰티와 건강식품 중심의 커머스 콘텐츠가 충성 고객 기반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까사의 매출은 623억 원, 영업이익은 1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9.1%, 90.0% 감소한 수치다. 건설경기 침체와 고가 가구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포트폴리오 조정 실패가 실적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소비 환경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과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며 “자회사별 구조조정 효과와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실적 개선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수익성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체질 변화 없이는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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