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이동식 스크린 신제품 스윙.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가로, 세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피벗’ 기능을 지원한다. LG전자 제공
이동식 스크린(TV·모니터) 시장을 겨냥한 가전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21년 ‘스탠바이미’ 출시로 이동형 TV 시장의 문을 연 LG전자는 4년 만인 올 2월 말 스탠바이미2를 선보인 데 이어 4월 말 더 큰 화면과 넓은 가동범위를 갖는 스윙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2023년 무빙스타일 출시로 참전한 후 올 하반기(7∼12월) LG전자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기자가 최근 2주일 동안 최신 제품인 LG 스윙을 써 보니 이동의 간편성과 넓은 가동범위가 장점이었다. 받침대 아래 바퀴가 달려 있어 거실, 침실, 서재를 오가며 집 안 어디서든 콘텐츠 시청을 즐길 수 있었다. 모니터를 지탱하는 모니터암은 높게는 어깨부터, 낮게는 허리 아래까지 조절할 수 있다. 침대에 누워 있거나 바닥 또는 의자에 앉는 등 시청하는 상황에 맞게 높낮이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또 스윙은 32인치로 스탠바이미2(27인치)보다 화면이 커졌고 화질도 쿼드HD(QHD)에서 울트라HD(UHD)로 향상됐다.
이처럼 스탠바이미2보다 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됐지만 가격은 더 싸다. 출고가 기준 스탠바이미2는 129만 원이고 스윙은 104만9000원이다. 가격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유무다. 스탠바이미2는 최대 4시간 지속되는 배터리가 내장돼 전선 없이 이용 가능하다. 반면 스윙은 전원 케이블을 콘센트에 꽂아 써야 하는 유선 제품이다. 무게도 받침대를 포함해 스탠바이미2는 15.2kg인 데 비해 스윙은 21.2kg으로 6kg이 더 나간다. 모니터 가동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대를 무겁게 만든 결과다.
스윙은 독립한 1인 가구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TV 대비 차지하는 공간이 작고 필요에 따라 컴퓨터, 스마트폰과 연결해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스탠바이미2의 경우 출시 이후 4월까지 국내 구매자의 44%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윙은 다만 기자가 평소 집에서 쓰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65인치 TV와 비교하면 콘텐츠 감상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화면 크기도 크기지만 패널이 액정표시장치(LCD)여서 OLED 대비 표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 다변화를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 하반기 이동식 스크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동식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내놓은 무빙스타일은 유선 제품이어서 스탠바이미 같은 무선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기존 무빙스타일에 OLED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거치대에 결합할 수 있는 스크린이 기존 스마트 모니터에서 OLED,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UHD 등 55형 이하 TV로 확장된 것이다. 42인치 OLED 패널을 탑재한 무빙스타일의 가격은 출고가 기준 228만9000원이다. 90만9000원인 43인치 LCD 모델의 2.5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 전반적으로 신규 구매가 줄어들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이동식 TV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앞다퉈 제품군을 늘리고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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