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알려지자 환율 한때 1300원대
美 그리어 방한, 내일 통상장관 회의
관세 협상 의제 중 하나로 환율 문제를 논의 중인 한국과 미국 재무당국이 지난주 처음으로 대면 협의를 진행했다. 한미 간 대면 접촉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00원대를 밑도는 등 급락했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5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차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한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현지에서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부차관보와 1시간가량 환율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한미는 지난달 미 워싱턴에서 열린 ‘2+2 통상 협의’를 계기로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환율 정책 등 4가지 협상 의제를 정한 바 있다. 이 중 환율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재부와 미 재무부가 별도로 논의하기로 하고 서면 등으로 물밑 협의를 이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면 실무협의에서 처음으로 환율 문제와 관련한 미국 입장을 듣고 한국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비관세 부정행위 중 첫 번째로 ‘환율 조작’을 꼽은 바 있다. 달러 강세가 자국 수출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무역 적자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이 한국에도 사실상 원화 가치 절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재무당국이 만나 환율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날 1416.0원으로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396.5원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2+2 협의 이후 약 3주 만에 한미 통상장관이 다시 얼굴을 맞대면서 통상 협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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