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미·중 관세 협상 타결로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던 글로벌 증시에 신용평가업체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가 터졌습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피치 등의 신용평가업체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하락했을 때 국내외 증시가 흔들렸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 하락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지난 2023년 11월에 무디스가 미국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등 등급 하락이 예고된 만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AP뉴시스
●무디스의 美 신용등급 강등 악재 되나
무디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강등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3대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2011년 8월), 피치(2023년 8월)에 이어 무디스까지 미국을 최고 신용등급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항상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2011년 8월 S&P에서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S&P500지수는 하루 동안 6.7%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5%, 6.9% 떨어졌습니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한국 코스피는 3.8%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8%)도 내림세를 나타냈습니다.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던 2023년 8월에도 미국의 증시는 1~2% 내렸습니다. S&P의 신용등급 강등 때보다는 충격이 작았는데요. 아무래도 두 번째 신용등급 하락인 만큼 시장에 선 반영됐던 영향이 컸고,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보다 좋았던 것도 반영됐습니다.
이번 등급 하락의 경우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터진 만큼 , ‘셀(Sell) USA’ 현상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무디스가 2023년 11월에 미국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면서, 등급 하락을 예고한 만큼 충격은 훨씬 덜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미·중 경제 지표에 주목해야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 발표도 지켜봐야 합니다.
19일 중국의 4월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실업률 등이 발표됩니다. 최근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등이 상승 흐름을 나타냈는데요, 지난달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펼쳐진 가운데서도 상승세를 이어갔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22일에는 미국의 5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나옵니다.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 지표인 만큼, 발표 직후 증시가 출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주 한미 관세 협상이 본격화하는 만큼 협상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20일 올해 1분기(1~3월)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합니다. 통화 긴축 정책에도 국내 가계들은 꾸준히 빚을 늘려왔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지역 주택 거래가 늘어난 만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빚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3일에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데요, 환율 상승·관세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아 생산자물가지수가 높아졌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