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맹 계약서’ 실태 조사
소규모 본부일수록 이행률 낮아
72개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10곳 중 2곳은 여전히 꼭 사야 하는 원재료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계약을 본부와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계약서 구입 강제 품목 기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구입 강제 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 방식이 포함된 내용으로 계약서를 바꾸거나 새로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은 72개 가맹본부의 전체 가맹점 5만193개 중 3만9601개로 집계됐다. 전체의 78.9%에 해당하는 규모다. 21.1%에 달하는 가맹점들의 계약에는 구입 강제 품목의 종류 등이 여전히 담겨 있지 않은 셈이다.
필수품목이라고도 하는 구입 강제 품목은 가맹점주가 본부 또는 본부가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원·부재료, 설비, 상품 등을 말한다. 올 1월부터 개정된 가맹사업법이 시행되면서 가맹계약서에 구입 강제 품목의 종류와 공급가 산정 방식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기존 계약의 경우에도 1월 2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야 했다.
소규모 가맹본부일수록 계약을 변경한 경우가 적었다. 가맹점이 500개가 넘는 가맹본부 36개 중 30개가 가맹계약의 70% 이상을 변경했다고 답한 반면에 300개 미만인 가맹본부 26개 가운데 70% 이상 변경했다고 응답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가맹본부들이 법 개정 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가맹점주들이 계약 변경을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인식해 거부하는 사례가 일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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