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물량 80% 이상이 정비사업… 지연 속출에 공급난 가중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5월 20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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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의 신규 공급이 정비사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 지연이 잇따르면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분양 단지 38곳 가운데 29곳이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단지 수 기준으로는 76.3%, 가구 수 기준으로는 전체 2만6228가구 중 2만2426가구로 전체의 85.5%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재건축 1만2398가구, 재개발 9772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 256가구였다.

올해 들어 공급은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1~4월 사이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는 2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9곳이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이 같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정비사업 진행 지연을 꼽고 있다.

정비사업은 단순 공급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과 부동산 가치 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에 서울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청량리4구역 재개발로 공급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지난 3월 전용 84㎡가 18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에는 18억7930만 원에 거래되며 3.3㎡당 5000만 원을 넘어선 바 있다.

같은 지역 청과시장 부지를 재개발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도 15억~16억 원대에 거래되며 인근 시세를 이끌고 있다. 신길뉴타운으로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영등포구 신길동의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은 최근 전용 84㎡가 16억53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입주한 ‘호반써밋 개봉’ 역시 개봉동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에 대한 과도한 공급 의존도가 이어질 경우 사업 지연 시 주택 공급 공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거 수요는 꾸준한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 서울의 주택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 아파트 공급이 귀해지면서 서울은 특히 신규 분양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들 단지들은 입주와 함께 지역에서 높은 집값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주변 정비효과까지 더해져 지역 이미지까지 바꿔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비사업이 서울 분양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가운데 올해 분양이 예정된 단지다.

우선 구로구 고척동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고척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0개 동, 전용면적 39~114㎡, 총 983세대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 59~84㎡, 57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5월 20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하고 27일 당첨자 발표, 6월 9~11일 정당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평구 대조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총 2451가구 중 전용 51·59·74㎡, 48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6월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2030가구 중 31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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