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완전 분리… 인적분할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5월 22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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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생산·개발 완전 분리
‘고객사 경쟁제품 만드는 위탁생산 기업’ 우려 종식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에피스홀딩스 완전 자회사 편입
기존 주주 0.65 대 0.35 비율로 신설회사 주식 교부
기업가치 제고·독립성 및 자율성 강화→경쟁력↑
삼성에피스홀딩스 10월 1일 창립 후 상장 예정

신설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CI 예상 이미지
신설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CI 예상 이미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22일 공시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는 취지다.

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 거듭나고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분할은 오는 7월 29일 증권신고서 제출, 9월 16일 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10월 1일로 설정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이 완료된다. 이어 10월 29일에는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과 신설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배구조 변화
이번 분할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하게 되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데 막상 해당 오리지널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가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제품 개발에 있어 일정부분 제약이 따랐다. 모회사가 고객사로 둔 글로벌 제약기업의 경쟁 제품을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나 신약 개발 추진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고객사 입장에서도 자회사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병행한다는 인식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MSD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향후 항암제 시장에서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행 지배구조가 유지된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암 시장에서 모기업 고객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이번 인적분할은 사업적 측면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된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면서 사업 투명성을 제고해 삼성바이오 계열 두 회사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묘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기존 지배구조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 모두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사업 관여나 간섭은 전혀 없었지만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를 해소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하고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통해 투자자 신뢰도 증진과 기업가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CDMO와 신약 개발 사업을 독립된 법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각각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고 지배구조 재정비에 따라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주의 경우 단순 분할 방식으로 분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주주는 신설 지주회사 지분을 동일 비율로 받게 된다. 회사는 주주가치 희석 없이 자회사를 독립 상장시키거나 운영할 수 있다.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되는 개념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직을 겸임할 예정이다. 기업 분할은 주주가 기존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분율에 맞춰 나눠 갖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존 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교부 받는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오는 9월 29일부터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 전날인 10월 28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일정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일정
순수 CDMO 회사로 거듭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티어 CDMO를 목표로 한 성장 전략을 지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생산능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대 등 앞서 발표한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 강화와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종 이상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규 모달리티 개발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기술 분야에 대한 발굴과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두 회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분할을 결정했다”며 “두 기업 모두 성장을 가속화해 각자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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