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상장사 실적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비철금속 제련사업 동업자였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 성적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328억 원, 영업이익 2711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9% 늘어난 수치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경영권이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 10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면서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광물 수요가 꾸준했고 금과 은 등 귀금속이 힘을 보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은 7.1%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매출 증가율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개선 여지를 남겼다.
고려아연은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특정품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각 부문별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집중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과 연, 동 등을 통합공정 방식으로 추출해 제품화하는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아연과 연정광에 포함된 극소량 희소금속 12종까지 추출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희소금속 회수율이 20~30%대로 높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압박이 글로벌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희소금속을 수출하는 고려아연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방산분야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안티모니와 반도체 기판과 디스플레이 소재로 활용되는 인듐 등 전략광물은 판매 실적이 작년 290억 원 수준에서 올해 900억 원 규모로 3배가량 급증했다. 전략광물 매출총이익이 전체의 20%(별도기준)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수익 향상에 기여하기도 했다. 금과 은 등 귀금속 매출 실적도 글로벌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한층 확대됐다. 고려아연 금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 154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581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은부문은 5014억 원에서 7471억 원으로 4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풍 석포제련소. 뉴시스반명 영풍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718억 원, 영업손실 563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22.9% 줄었고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30.3% 확대돼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 수치를 보였다. 2023년부터 3년째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풍 경영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풍의 환경오염 이슈에 따른 정부 측 제재로 석포제련소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영풍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58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코리아써키트 등 계열사 부진도 영풍 전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코리아써키트의 경우 올해 1분기 3500억 원대 매출을 거두고도 영업손실 17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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