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과일소주’ 선호 현상에 변화?… 필리핀선 일반 소주 찾는다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5월 27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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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필리핀서 ‘진로 대중화’ 방향성 제시
“진로 필리핀 시장 67% 점유… 압도적 1위”
필리핀, 일반소주 비중 68%… 과일소주 역전
소비층 현지인 중심 전환… 10년새 수출량 3.5배↑
필리핀법인 “현지화 전략 더욱 강화”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이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이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하이트진로가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진 필리핀 사례를 토대로 향후 시장 전체로 전략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필리핀은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8위인 국가로, 동남아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주류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2033년까지 필리핀 주류 시장은 약 70억 달러에서 8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7월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하이트진로 필리핀(Hitejinro Philippines)’ 법인을 설립했다.

하이트진로의 글로벌 브랜드 진로(JINRO)는 필리핀 진출 초기부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 무역 통계 기준의 필리핀 소주 수출 총액과 하이트진로의 자체 수출 실적을 비교하면 약 67% 점유율을 차지한다.
필리핀 마닐라의 한 마트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진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필리핀 마닐라의 한 마트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진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필리핀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제시한 글로벌 비전 ‘진로(JINRO)의 대중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특히 필리핀은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일반소주 중심 주류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를 살펴보면 2021년 과일소주 제품의 비중이 약 61%로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일반 소주가 약 68%를 기록했다. 과일소주로 제품을 경험한 현지 소비자가 일반소주 소비자로 전환하면서, 한국과 유사한 주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진로(JINRO)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초기 필리핀 소주 시장은 한인 소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8000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 동포 수는 2023년 3만4000명으로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오히려 약 3.5배 증가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약 41.7%로 높게 나타났다.

현재 필리핀에선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진로(JINRO)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필리핀 시장 진출 초기 한인 소비층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irits, Inc.)와 SM그룹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 위치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 매장인 S&R 멤버십 쇼핑(Membership Shopping), 전국 약 40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세븐일레븐 등 유통망을 확대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소비자의 기호와 문화에 기반해 꾸준히 전개한 현지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주가 사교 방법(Social Ritual)으로 통하는 필리핀에서 △건배(Tagay) △홈메이드칵테일(Timplado) △푸드페어링(Pulutan) △노래방(Videoke) 등 현지 문화에 적절하게 녹아들면서 성공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 인기 삼겹살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 문화를 현지에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국내에서 10년간 운영한 브랜디드 콘텐츠 ‘이슬라이브’를 필리핀 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진로라이브’를 ‘삼겹살라맛’에서 진행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하이트진로가 국내에서 10년간 운영한 브랜디드 콘텐츠 ‘이슬라이브’를 필리핀 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진로라이브’를 ‘삼겹살라맛’에서 진행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향후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에서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페이스북 등 현지에서 대중화된 SNS 채널에서 인플루언서와 힘을 합쳐 콘텐츠를 지속 생산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한다. 국내에서 성공한 ‘이슬라이브’도 현지 가수를 초청해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적 요소와 대중문화를 결합한 스트릿웨어(Streetwear)가 필리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트렌드가 된 것에 주목, ‘팀마닐라’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신규 제품을 출시한다. 필리핀이 커피 소비량이 높은 국가인 만큼, 커피 브랜드와 콜라보한 진로 칵테일 출시도 기획하고 있다.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숙한 주류 시장 중 하나로, 당사 제품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필리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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