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디지털 치료’ 주목… “약 처방前 앱으로 수면습관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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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올드&]
국내 기업 웰트 개발 앱 ‘슬립큐’
여러 병원서 도입, 앱 처방 시작
6주간 수면습관 기록-관리해줘

6시간 58분.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8% 부족하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숙면하는 비율이 7%에 불과해 대부분 수면의 질이 낮았다. 그렇다고 불면증 약을 처방받아 먹기에는 심적 부담이 따른다. 이에 약 처방 단계로 가기 전, 먼저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디지털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웰트가 개발한 ‘슬립큐(SleepQ)’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대표적인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로 꼽힌다. 서울성모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여러 병원에서 이 앱을 처방받을 수 있다. 최근 비대면 진료를 통한 앱 처방도 시작했다. 비대면 진료를 예약하면 의사와 통화를 연결해 불면증 증상을 설명하고 문진을 통해 진단을 받는다. 불면증이 확인되면 앱에 접근할 수 있는 접속 코드를 받는다. 이후 6주 치 치료를 시작한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아 자부담 후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강성지 웰트 대표(사진)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강 대표는 “불면증을 겪고 있는데 약을 먹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약을 먹었는데 부작용이 있어 끊고 싶은 경우 앱을 통한 치료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슬립큐’는 매일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 수면에 방해가 되는 커피를 언제 마셨는지 등을 입력하게 한다.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매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나거나 잠들지 정해준다. 가령 이날은 오전 2시까지 버티다가 잠들라고 알림을 주는 식이다. 충분히 졸릴 때 자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이다.

날씨 데이터를 끌어와 매일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살핀다. 비가 온다면 산책을 잠깐 하라는 알림은 주지 않는 식이다. 또 오늘은 커피를 1잔으로 줄이라거나 활동량을 늘리라는 등의 가이드를 준다. 웰트의 사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 여성인 홍모 씨는 “매일 지정해준 시간에 맞춰 잠에 드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강 대표는 “기존 병원에서 주는 수면일기는 진료실 앞에 도착해서야 밀린 숙제를 하듯 쓰는 환자들이 있는데 ‘슬립큐’는 하루가 지나면 입력할 수 없다”며 “담당 의사가 모니터링할 수 있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웰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9년 차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불면증, 우울증, 섭식장애 등 질병에 대응하는 글로벌 디지털 빅파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섭식장애 분야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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