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버거 백악관 前부보좌관… 한경협 ‘사이버 안보’ 세미나 연설
“작년 美통신사 공격, 민간이 감지
방어주도 정부는 기술 도입 늦은편
민간과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 필요”
27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앤 뉴버거 스탠퍼드대 교수(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가 민관의 사이버 보안 협력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공격은 단 하나의 틈만 찾으면 되지만, 방어는 모든 문과 창문을 지켜야 합니다.”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AI 시대의 디지털 주권과 사이버 안보’ 세미나에 참석한 사이버 안보 분야 권위자 앤 뉴버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교수가 한 말이다. 뉴버거 교수는 “정부가 주로 방어를 주도하기 때문에 기술 도입이 늦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민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버거 교수는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사이버·신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다. 2019년 미국 국가안보국(NSA) 산하 사이버보안국 초대 국장을 거쳐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에서 NSC 부보좌관에 임명됐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고위 당국자 등의 통신 기록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통신사 해킹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습을 주도했다.
뉴버거 교수는 최근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건 등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선 민관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이 미국의 주요 통신사를 공격한 정황을 민간 사이버 보안 기업이 최초 감지해 정부에 알렸다”며 “백악관이 주요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업계 협력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SA는 정보기관과 민간 기업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만들었다”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 또 민간 내부의 협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뉴버거 교수는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배후를 중국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SK텔레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많은 통신사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해커그룹에 의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도되는 사이버 공격은 기업의 힘만으로 막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사이버 위협 정보를 국가와 민간이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구글 클라우드 산하 보안 조직인 맨디언트는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취약점 공격 발생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2배가량 높은 6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맨디언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자주 관찰되는 공격자 그룹으로 중국에 기반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 ‘UNC 3886’, ‘UNC 5221’ 등을 소개하면서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정부와 통신 영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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