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식-채권 등 투자 늘어
대외금융자산 1조 달러 흑자도 유지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채권 등 해외 증권 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서학개미’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840억 달러(약 1491조8000억 원)로 집계됐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한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외국인의 한국 증권 투자(대외금융부채)가 다소 증가하며 전 분기 대비 181억 달러 감소했는데, 2023년 4분기(10∼12월) 이후 5개 분기 만에 첫 감소다.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5168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42억 달러 증가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평가액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투자가 증가한 결과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미국 브라질 등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그 결과 증권 투자는 지난해 4분기 9943억 달러에서 올 1분기 1조118억 달러로 증가하며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지속돼 직접 투자 규모도 157억 달러 늘었다.
1분기에는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전 분기 대비 222억 달러 늘며 대외금융자산보다 더 큰 폭으로 뛰었다. 국내 주가가 반등하며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잔액이 증가했고,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며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이 줄긴 했지만 지난 분기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크며 ‘대외금융자산 1조 달러 흑자’도 유지했다.
한편 1분기 대외채권(1조513억 달러)은 전 분기 대비 87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무(6834억 달러)는 같은 기간 105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679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92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은 현재 국내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확정 금융 자산을 의미하며, 대외채무는 확정 금융 부채를 의미한다.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은 제외된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로 줄어든 준비자산은 다시 늘어나기 때문에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과거 수준과 비교해도 현재 외채 건전성이나 대외 지급 능력은 모두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