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4거래일 연속 하락 멈추고
캐나다-멕시코-페루 등 최고가 경신
코스피,외국인 순매수에 1.25% 상승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美 월가엔 ‘TACO’ 신조어까지 등장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으며 한국 등 신흥국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과 유예를 번복하며 증시가 출렁이는 패턴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방식을 비꼬는 의미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가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EU 관세 유예에 글로벌 증시 반등
2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78% 상승한 42,343.65에 거래를 마감했다. 20일 이후 4거래일간 계속됐던 하락을 멈추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나스닥지수는 2.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5% 올랐다.
앞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협상 진전이 없다면서 다음 달 1일부터 EU를 대상으로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때문에 23일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그렸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히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26일은 ‘메모리얼 데이’로 인한 뉴욕 증시 휴장일로, 27일이 EU 관세 유예 이후 첫 거래일이었다.
미국발 ‘관세 폭탄’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한국 증시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전일 대비 1.25% 오른 2,670.15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평균주가도 이날 1% 이상 상승하다가, 최종적으로 어제와 동일한 주가로 마감했다.
미국의 첫 관세 인상 대상국이었던 캐나다와 멕시코도 이날 각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발 ‘관세 폭탄’ 우려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글로벌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신흥국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브라질이나 페루, 칠레 등 남미 국가의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에 트럼프 비판 신조어까지
이렇듯 증시가 반등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대한 입장을 수시로 바꾸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한 지 일주일 만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서 관세 인상을 유예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 후로도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시기를 미루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수시로 노출하고 있다.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방식과 관련해 ‘타코’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관세 정책을 수시로 뒤집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시 낙관론이 조금 더 커지고 있고 확실히 시장이 차분해졌다”면서도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매우 불안정한 범위에 안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생각보다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증시 변동 폭이 예전에 비해 줄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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