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석유화학 수요부진 장기화… SK이노 사장 전격 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캐즘’ 배터리 3사 가동률 최저치
유가하락에 석유화학 적자 행진
배터리 업계 “한국판 IRA 도입을”

장용호 신임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장용호 신임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경기 침체와 배터리 시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국내 에너지 산업 전반에 위기론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도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장용호 SK㈜ 사장(61·사진)을 신임 총괄사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SK㈜ 대표이사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겸직한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선임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을 이끌어 온 박상규 총괄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SK그룹 핵심 계열사 수장이 연중 교체된 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체제 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엔 박성하 SK스퀘어 대표가 사임했다.

장 사장은 배터리 성장 정체와 석유화학 침체 등으로 부진에 빠진 그룹 에너지 계열 사업을 재정비하고 SK온 상장 등 주요 과제를 이끌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해 SK E&S와 합병하며 초대형 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지만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배터리 수요 부진으로 올해 1분기(1∼3월) 4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사장단 연봉 반납, 전 임원 오전 7시 출근 등 고강도 쇄신에 들어갔다.

글로벌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배터리 업계 주요 기업들도 비상 상황이다. 롯데케미칼(-1266억 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565억 원),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912억 원) 등 주요 석화 기업들이 1분기 적자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가 최근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1분기에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맞은 국내 배터리 3사도 1분기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적자를 낸 데다 가동률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산과 일부 법인 지분 매각에 나섰고, LG화학은 수처리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선거캠프 등 정치권에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을 위한 ‘배터리산업 기본법’(가칭) 제정 △공급망 독립 △차세대 배터리 초격차 경쟁력 확보 등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배터리#석유화학#수요부진 장기화#SK이노베이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