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성장률’ 예상한 한은, 금리 인하로 경기부양 긴급 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9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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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75%→2.50%…지난달 동결 결정 뒤집어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기록하자 인하 기조 복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떨어뜨렸다. 내수 부진에 이어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따라 수출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0%대 성장률이 예고됨에 따라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 내리면서 경기 부양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올해 2~3차례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 정책 전환)에 나선 뒤, 지난해 11월, 올해 2월에 이어 네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달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금리 동결했지만, 1분기(1~3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재차 금리 인하에 나섰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절벽이 현실화되자 한은이 더 이상 금리인하를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까지 낮췄다. 이는 잠재성장률(2.0%)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1960년대 이후 이번이 네차례 있었다. 1980년 오일쇼크(―1.5%), 1998년 IMF 외환위기(―4.9%),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0.7%),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등으로 모두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던 시기다. 이번 역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라는 외부 요인이 있지만, 초고령화사회 진입 등으로 인해 당분간 1%대 저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기존 1.8%에서 1.6%로 0.2%포인트 낮췄다.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 안팎에 머무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53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한은이 연내 1~3차례 가량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만으로 당장 경제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새 정부 들어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나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소비나 투자가 늘기는 어렵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통화 정책 외에 추경과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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