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2025.5.20/뉴스1 ⓒ News1
생산, 소비, 투자 등 한국 경제의 세 개 축이 지난달 일제히 감소하면서 3달 만에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생산이 5개월 만에 뒷걸음치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8% 감소했다. 공공행정,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모두 줄면서 올 1월(―1.6%) 이후 3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자동차(―4.2%), 반도체(―2.9%)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0.9%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1월(―6.6%) 이후 5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미 조지아주에 완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에 돌입한 것도 더해졌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부터 조지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관세 영향도 반영돼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0.9%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의복 등 준내구재(―2.0%),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4%), 의약품 등 비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설비 투자의 경우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4.5%)에서 투자가 줄며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한 달 전과 비교해 0.7% 줄었다. 설비 투자와 건설기성 모두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산이 2개월 연속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는 가운데 소비, 건설 등 내수 어려움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미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통상 리스크 대응과 내수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트리플 감소’에도 3~4개월 지표 평균을 반영하는 경기종합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 새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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