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다양한 통화정책 이슈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2025.06.02. [서울=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을 은행에만 적용할 것인지 비은행권에도 허용할 것인지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어 미국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 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달 3일까지 ‘경제 구조 변화와 통화정책’ 주제로 열렸다.
대담에서 월러 이사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미국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굉장히 높지만 민간업자가 비용 인하를 해준다는 측면에서 우호적일 수 있다”면서 “비은행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결제 도구로 공정한 기회의 장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미국과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과 달리 비은행권이 결제 사업에 나서는 것을 허락하기 전에 자본 규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본 통제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도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월러 이사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ECB(유럽중앙은행)을 제외한 전 세계적으로 관련 논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은이 추진 중인 아고라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국제 지급 결제 시스템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국제 지불 결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일종의 프로토타입이 곧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3일까지 열리는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는 ‘경제 구조 변화와 통화정책’을 주제로 미국 경제 전망과 물가안정목표제, 인구구조 및 재정, AI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준 이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트럼프 관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영향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여건이 충분히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에반스(Charles L. Evans) 전 시카고 연방준비제도 총재는 세션1 강연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통화정책을 물가와 고용 안정 달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금융 불안 등은 비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하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세션2는 팀 윌렘스(Tim Willems) 영란은행 연구자문위원이 ‘수익률 곡선 상의 통화정책: 왜 중앙은행은 장기 실질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주제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화가 장기 실질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론 및 실증적 근거를 통해 주장한다.
세션3는 프란체스코 비앙키 (Francesco Bianchi)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으로 강연에 나선다. 그는 팬데믹 기간 정부 재정의 약 80%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채의 실질가치 하락으로 조달됐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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