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GDP 0.2% 역성장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5000만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일본과 대만을 제쳤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6위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5012만 원, 달러 기준으론 3만6745달러로 집계됐다. 1인당 GNI는 가계, 기업, 국가 등 국가 전체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총인구로 나눈 값으로 국가의 국민 전체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하며 처음으로 5000만 원을 넘겼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달러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5% 늘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한국보다 1인당 GNI가 높은 국가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5개국뿐이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일본, 대만보다 높은 1인당 GNI를 유지했다. 지난해 일본의 1인당 GNI는 3만4533달러,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5200달러다.
다만 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3만789달러) 처음 3만 달러를 넘긴 뒤 10년이 넘도록 3만 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 변동성과 잠재성장률 하락이 불안 요소로, ‘4만 달러’의 벽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019년과 2020년 1인당 GNI가 하락했다가 2021년 반등해 3만7898달러를 기록했으나 그것이 정점이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1인당 GNI가 일시적으로 4만 달러를 달성했다가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어 경제 활력을 되살리고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1분기(1∼3월)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며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4월 발표했던 속보치와 동일하다. 속보치 발표 때보다 설비투자, 수출 등이 상향 조정됐으나 수입도 함께 증가하며 효과가 상쇄됐다. 1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0.1% 늘었다.
한은은 2분기부터 내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소비재와 설비투자 등은 1분기에 비해 나아지는 모습”이라며 “최근 신용카드 사용액을 보면 5월 하순으로 갈수록 지표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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