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장관 “반도체 보조금, 투자액의 4% 이하 적절”…삼성·SK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6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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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 보조금을 대미 투자 규모의 4%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와의 보조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가 전날 개최한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러트닉 상무장관은 “(투자액의) 4% 이하를 약정하는 것이 10%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10%는)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말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사례를 언급하며 4%라는 수치를 꺼냈다. 그는 TSMC가 미국 반도체법에 의거해 받기로 한 보조금은 본래 투자액의 10%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TSMC의 대미 투자액이 추후 늘어나면서 보조금은 4%대로 내려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TSMC 정도의 보조금이 적절한 액수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로고. 동아일보DB
SK하이닉스 로고. 동아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업체들과 보조금 재협상을 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에도 그늘이 드리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대미 투자액의 약 13%(47억4500만 달러), 약 12%(4억5800만 달러)를 보조금으로 받기로 돼 있는데 이것이 조정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 달러(약 50조 원) 이상 투입되는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반도체 보조금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2022년 서명한 반도체법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미국 내 설비투자 규모와 연동한 보조금을 지급해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관세로 압박하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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