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시장 커지자 개발 각축
中, 정부 지원으로 국제표준 선점
日, 환자 기저귀 갈이 등 이미 활용
韓, 보행 보조 로봇 개발 등 추격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돌봄 인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돌봄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돌봄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가 일반적이다. 또한 다양한 일을 종합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돌봄 로봇의 개발과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 돌봄 로봇 초고속 성장… 韓은 걸음마 수준
11일 로보틱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정용 돌봄 로봇의 수요가 산업용 로봇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돌봄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29억80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에서 매년 16.5%씩 성장해 2029년 64억3000만 달러(약 8조834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돌봄 로봇은 고령자의 자유로운 보행을 돕는 보조 기기와 돌봄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날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경중 AI융합학과 교수와 김승준 교수팀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보행 보조 로봇 ‘적응형 워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기는 촉각 센서와 관성 센서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사용자의 팔 움직임만으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주고, 지면의 경사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돌봄용 휴머노이드 개발은 요원하다. 국내 주요 로봇 개발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지만 산업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돌봄 로봇은 안전성 면에서 요구되는 기술과 규제가 많다”며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개발이나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각각 가정용 로봇 ‘볼리’와 ‘Q9’을 개발해 올해 출시할 계획이지만 휴머노이드가 아닌 작은 인형 크기로 가정 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 표준화 선점한 中-돌봄 대체 로봇 개발 日
반면 중국에서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돌봄 로봇 지원 정책이 나오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9일 국가 시범 프로그램으로 노인 돌봄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및 기관은 향후 3년간 200개 이상의 가구에서 노인 돌봄 로봇을 시범 운영하거나 20개 지역 기관에서 최소 20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해야 한다.
중국의 현지 언론들은 유니트리, 유비테크로보틱스, 애지봇 등 주요 중국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들이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받고 있는 유니트리는 기업공개(IPO)와 함께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전기·전자 기술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올해 3월 중국이 주도해 개발한 돌봄 로봇에 대한 국제 표준을 공식화하며, 돌봄 로봇의 주도권을 중국이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일찌감치 200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돌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이미 돌봄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올해 3월 일본 와세다대 연구진이 개발한 AI 기반의 돌봄 로봇 ‘AIREC’는 요양 환자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욕창을 예방하는 등 실제 돌봄 인력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현재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개호(介護·돌봄)보험 범위에 돌봄 로봇을 포함하고, 돌봄 로봇을 구매하면 보험을 통해 일부 비용을 지원받도록 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