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국 통화중 동조화 가장 높아
미중 통상전쟁 여파에 원화와 중국 위안화의 통화 가치 ‘동조화’ 경향이 더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국제국이 16일 발표한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수준이 높아졌다.
2015년 8월부터 올 4월까지 최근 10년간 기축통화 보유국을 제외한 33개 국가의 통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원화의 동조화 계수가 0.31로 가장 높았다. 한은은 한국과 중국 경제의 연계성이 높은 데다, 근접 경제권역의 통화를 한 묶음으로 거래하는 외환시장 거래 관행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다소 약화됐던 동조화 경향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 이후 다시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고율 관세 부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한중 경제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통 원화 가치가 낮아지는 평가절하(환율 상승) 국면에서 위안화와 동조화가 강화되고, 절상(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동조화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대칭성에는 달러화에 대해 원화와 위안화가 추세적 동반 약세를 보이고, 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한동안 위안화의 흐름에 원화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전개 양상을 예의 주시하며 위안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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