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 완성차 뚫었다… 원통형 배터리 1조 공급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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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자동차와 ‘46시리즈’ 계약
북미-유럽 업체 이어 경쟁력 입증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완성차 업체인 체리자동차에 약 1조 원 규모의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를 공급한다. 국내 배터리 회사가 중국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자동차와 6년 동안 총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전기차 약 12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로 금액으로 약 1조 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자동차에 내년 초부터 46시리즈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업계의 핵심 경쟁 품목인 46시리즈 시장에서 북미, 유럽 완성차 업체에 이어 중국 업체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북미,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46시리즈 공급을 잇달아 따냈다. 먼저 지난해 10월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2028년부터 10년간 50.5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주 제품이 46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1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67GWh 규모로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테슬라에도 46시리즈 공급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체리자동차와의 이번 공급 계약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시장에서 46시리즈 수주를 늘려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97년 설립된 체리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등 연간 240만 대(2024년 기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체리, 오모다 등이 있다.

성능 5배 높인 원통형 46배터리… 전기차 캐즘 이겨낼 해법 주목
LG엔솔, 中에 배터리 공급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21시리즈(지름 21mm)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배 이상 높다. 그만큼 충전 후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또 주요 배터리 형태(폼팩터)인 각형, 파우치형보다 생산 효율이 높다. 높은 경제성 덕분에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을 극복할 해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46시리즈가 새로운 제품 폼팩터인 만큼 체리자동차가 자국 기업 대신 검증된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우선시해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채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46시리즈는 대부분 e스쿠터 등 소형전기차(LEV)용에 그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 등 전통 완성차 업체로부터 46시리즈 수주를 따내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은 로컬 배터리 기업들이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외국 배터리 업체가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체리자동차 배터리 공급은 중국이란 ‘철옹성’을 뚫을 수 있을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배터리 점유율은 CATL(45.9%), BYD(22.5%), CALB(7.5%) 등 중국 업체들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체리자동차#46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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