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美 의약품 관세 발표 앞두고
미국령서 생산, 관세 리스크 관리
제2 신약,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판권 협상 거쳐 연내 도입 전망
국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해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이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제2의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다음 달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자체 개발한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19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푸에르토리코 생산 시설 확보로 세노바메이트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푸에르토리코서 관세 피하고 생산비 낮춰
SK바이오팜이 제2의 생산 거점으로 점찍은 푸에르토리코는 도미니카공화국에 가까운 섬으로 19세기 말 미국령이 됐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서 자유롭고 인건비 등 생산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캐나다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생산 중인 SK바이오팜은 의약품 관세가 발효되는 즉시 푸에르토리코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이 대표는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4월 2일 직전에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6개월 치의 세노바메이트 물량을 모두 넘긴 상태”라며 “올해 단기 리스크는 해결했고 향후 생산 거점이 될 푸에르토리코 생산 시설 실사까지 모두 마쳤다”고 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흑자 전환을 하고 올해 1분기(1∼3월)도 흑자를 달성했다”며 “2029년에는 매출 ‘1조 클럽’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12년간 물질 개발부터 임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산 신약이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는 세노바메이트의 처방, 특허 연장, 적응 질환 및 환자군 확장 등 전 주기를 관리하는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환자에게도 노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 세노바메이트 이을 ‘제2의 신약’ 연내 도입
올해 5월부터 시작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TV 광고도 이런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광고는 뇌전증 환자가 세노바메이트를 먹고 운전을 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표는 “뇌전증 환자가 운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며 “세노바메이트가 일상생활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이을 ‘제2의 신약’을 찾고 있다. 다만 두 번째 신약은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닌 다른 회사로부터 신약을 들여오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최근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자체 기초 연구를 줄이고 외부에서 기초 연구를 하도록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발하다”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의 두 번째 신약은 개발 제약사와의 판권 협상을 거쳐 올해 4분기(10∼12월)께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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