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있다. 2025.05.28 고양=뉴시스
올 4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7% 늘며 34년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결혼·출산 적령기에 들어선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의 영향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출생아 수 증가세의 장기화 여부는 올해 하반기(7~12월)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 4월 출생아 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 대비 1658명(8.7%) 늘었다. 2022년 4월(2만1164명) 이후 3년 만에 2만 명대 출생아 수를 회복함과 동시에 4월 기준으로 1991년(8.7%)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4월 누계 출생아 수 또한 8만573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늘었다.
전국 월별 출생아 수 추이. 통계청 제공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4월 0.79명으로 작년보다 0.06명 증가했다. 다만 지금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수치(2.1명)와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출산 순위별로 보면 첫째아 비중이 62.0%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은 각각 0.6%포인트씩 비중이 줄었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자녀 수도 줄어드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의 출생아 수 증가세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에코붐 세대가 30대 초중반 결혼 적령기에 돌입하면서 혼인이 늘었고,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결혼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추세와 정부 및 지자체의 출산 지원 정책도 출생아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출생아 수가 많았던 에코붐 세대는 대부분 혼인 적령기인 30대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1980년대 후반 60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하면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70만 명대를 유지했다. 이 시기 태어난 이들이 현재 30대 초중반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 초혼 연령(남자 33.9세, 여자 31.6세)과 맞물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한 혼인 건수도 반등세가 두드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2만9000건(14.8%) 늘었다. 혼인 건수는 2022년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1.0%)부터 2년 연속 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되며 인구 절벽 해소의 희망을 줄 수 있을지의 가늠선은 올해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부터 출생아 수 증가가 시작된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라 출생아 수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출생아 수 증가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라면서도 “지난해 7월부터 출생아 수가 대거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지금의 증가 폭이나 증가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4월 혼인 건수는 1만8921건으로 1년 전보다 884건(4.9%) 늘었다. 이는 동월 기준으로 2019년(2만26건)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혼인 건수는 지난해 4월(24.6%) 이후 1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월 누적 혼인 건수도 7만76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었다.
4월 사망자 수는 2만8785명으로 작년보다 225명(0.8%)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밑돌며 4월 인구는 8068명 자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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