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구-전남 건설경기 24% ↓
제조업-서비스업 성장도 둔화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 1분기(1∼3월) 17개 시도 중 10곳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시도에서 건설경기가 1년 전보다 뒷걸음질 쳤고 대구와 전남 등에서는 건설업 생산이 20% 넘게 역성장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역 내 생산은 1년 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4분기(10∼12월·―0.4%)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로, 각 지역에서 공장이 돌아가고 상권에 손님이 북적이는 정도가 그만큼 덜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분기 지역 내 생산은 3.5% 늘었는데, 이와 비교해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시도별로 보면 대구의 지역 경제가 가장 큰 폭(―3.9%)으로 쪼그라들었고 세종(―1.5%), 강원(―1.2%), 제주(―1.0%) 등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17개 시도 중 성장률이 1년 전보다 뒷걸음질한 건 10개 시도에 달했다. 서울의 1분기 성장률은 1.0%로 1년 전(0.9%)보다 소폭 올랐다.
건설업 불황에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지역 건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17개 시도 건설 경기가 줄줄이 역성장을 보였다. 전남(―24.0%), 대구(―24.3%)의 건설경기는 20% 이상 꺾였고 세종(―19.4%)과 광주(―18.5%)에서도 두 자릿수로 역성장했다.
내수 침체에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지역의 서비스업 생산은 0.6% 느는 데 그쳤다. 특히 생활 밀접 업종인 도소매, 숙박음식점 생산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내리막을 걸으면서 전년보다 각각 2.2%, 3.9% 감소했다. 미국발(發) 관세전쟁 여파에 수출여건이 나빠져 지역 광업·제조업 생산 역시 증가세(0.4%)가 둔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장도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시도에서 성장률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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