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 제자리, 석달째 반등 실패
화장품-음식료품 판매 부진 영향
내수 침체로 생산-투자도 큰폭 감소
정부 “2차 추경은 즉각 효과 예상”
국내 소비가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필수 추경’ 집행이 시작된 5월에도 소매판매가 제자리걸음을 하며 석 달째 반등에 실패한 것이다. 내수 부진이 산업 활동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전(全)산업 생산과 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1.4(2020년=100)로 전월과 같은 수치를 보였다. 소매판매는 올해 3월(―1.0%)과 4월(―0.9%)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1차 필수 추경이 집행되기 시작한 지난달에는 감소세가 멈췄지만 여전히 반등하진 못했다.
이는 의복과 같은 준내구재(0.7%)와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과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부진했던 결과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차 추경은 산불 피해, 미국발(發) 관세전쟁 대응 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며 “(곧 추진할) 2차 추경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관련 지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활동의 나머지 두 축인 생산과 투자는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졌다. 5월 전산업 생산지수는 112.5(2020년=100)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올해 4월(―0.8%)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다. 광공업 생산이 2.9% 줄어든 데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 운수·창고 등에서 생산이 줄면서 전월 대비 0.1% 감소한 영향이다.
설비투자도 4.7% 줄면서 3월(―0.5%) 이후 석 달째 뒷걸음쳤다. 특히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4.6%)과 토목(―2.0%) 등에서 공사 실적이 감소하며 전달 대비 3.9% 줄었다. 건설기성 감소세는 올해 3월(―4.9%)부터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필수 추경에도 소비가 성장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생산과 투자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감에 따라 현 경기 상황과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경기종합지수도 모두 하락 전환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정부는 이번 달부터는 산업활동 지표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 소비심리지수(CSI)가 108.7로 전월(101.8) 대비 크게 개선됐고, 이달 20일까지의 수출도 전년 대비 8.3% 증가하면서 5월(―1.3%) 부진했던 수치의 반전 가능성이 커진 덕분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내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산업 활동 주요 지표가 대체로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정부는 내수 활성화 및 민생 안정을 위한 2차 추경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한편 대미 관세 협상 및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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