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누적 판매량 398만6000대
서유럽, 전체 수출의 60% 차지… 누적 400만대 지금까지 4개 모델뿐
유럽서 활로 찾는 한국車
트럼프 관세탓 대미 수출 줄었지만… EU 수출은 1년전보다 42% 급등
기아의 경차 모닝이 이번 달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중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인기가 시들하지만, 소형차가 각광받는 유럽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끌어올린 결과다. ‘수출 효자’ 모닝에 힘입어 6월 국산차의 유럽 수출량도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에 막힌 ‘K차’가 유럽에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마련해 가고 있다.
1일 기아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모닝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선적 기준)은 398만6224대로 400만 대까지 1만4000대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월평균 1만1000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음을 고려하면 7월 중 ‘400만 대 판매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이후 출시된 기아 모델 중 누적 판매량 400만 대를 돌파한 차종은 2002년 출시된 쏘렌토(5월 누적 판매량 468만4422대)가 유일했다. 현대자동차 모델로 확장해봐도 투싼(984만6831대), 싼타페(616만4284대), i10(533만7904대) 등 현대차·기아 4개 모델만이 달성한 성과다.
모닝의 쾌거는 해외 시장, 특히 유럽에서의 선전이 기여한 바가 크다. 2024년 모닝의 국내 판매량은 1만5835대(소매 판매 기준)에 그쳤지만, 해외 판매량은 6.8배인 10만7783대에 달했다. 해외 시장 중에서도 ‘서유럽’이 전체 수출의 60.1%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유럽에서 ‘피칸토(Picanto)’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닝은 연료비가 비싸고 좁은 도로와 제한된 주차 공간을 가진 유럽 도시 환경에 맞는 차량으로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다.
모닝이 맹활약하고 있는 유럽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 이후 난관에 봉착했던 한국 자동차 수출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3억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3% 늘어난 규모로,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자동차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넘겼다. 미국이 올 4월부터 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對美) 수출은 줄었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중고차 수출도 급증한 결과다.
지난달 1∼25일 기준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1억70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한 반면에 EU로의 수출은 5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1.7% 급등했다. 특히 국산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전기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관세로 막힌 수출길을 유럽에서 풀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이 위원은 “단, 최근 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공략이 거세지는 상황”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 등을 활용해 현지 판매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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