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도 신용대출에 포함”…금융당국 ‘부동산 영끌’ 원천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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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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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에 카드론도 포함” 유권해석
취약 차주 피해 우려…“불법 사금융 수요 늘어날 수도”

서민들의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꼽히는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가 3월 중 신규 취급한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로 집계됐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5.4.21/뉴스1
서민들의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꼽히는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가 3월 중 신규 취급한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로 집계됐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5.4.21/뉴스1
금융당국이 카드론도 ‘신용대출’로 분류하기로 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됐는데, 카드론도 신용대출로 분류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수익성 타격은 물론 급전 대출을 받으려던 차주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여신금융협회와 각 카드사에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분류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전달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하로 제한한 조치에 카드론까지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카드론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쓰이는 대표적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대출 분류상 ‘기타대출’에 해당하지만, 별도의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대출이 이뤄져 신용대출 성격을 갖는다.

업계에선 3단계 스트레스 DSR에 처음 포함되는 ‘기타대출’에 이미 카드론·현금서비스가 포함됐기 때문에, 이번 역시 ‘기타대출’로 분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과거 부동산 과열기에 은행 대출을 넘어 카드론까지 끌어와 집을 사는 ‘영끌’ 사례에 주목, 카드론 또한 신용대출에 포함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다만 카드론 대비 소액인 ‘현금서비스’는 금액이 적고 단기간 내 상환해야 하는 구조를 고려해 신용대출로는 분류하지 않는다고 금융당국은 해석했다.

카드 업계에선 이번 결정이 실수요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도권 대출 중 사실상 마지막 급전 창구인 카드론까지 막힌다면 신용대출을 받고도 한도가 부족한 차주가 급전을 마련할 길이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이 취약 차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카드론까지 막히게 되면 급전 창구의 역할을 못 하게 될 것”이라며 “취약 차주들에게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업계 타격이 꽤 클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 대출 수요가 불법 사금융으로 몰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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