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는 다른 주행의 즐거움, 제네시스 GV70 3.5 터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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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밟는 순간, 맹렬한 가속력
도로를 읽는 영리한 주행 성능
기대 이상의 넉넉한 실내 공간
오감 만족시키는 고급스러움

전북 전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인근 주차장에서 제네시스 GV70 3.5 가솔린 터보 모델이 잠시 멈춰 있다. 군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전망이 쏟아진다. 수억 원대 슈퍼카에서나 가능했던 폭발적인 동력 성능을 대중적인 전기차가 쉽게 구현하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3.5 가솔린 터보 모델은 숫자로 표현되는 성능을 넘어선 내연기관 고유의 감성적 매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엔진의 박동과 기계적 교감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듯했다.

지난달 14일부터 15일까지 1박 2일간 서울에서 전북 전주까지 왕복 약 450km 구간을 시승해봤다.

시승 차량인 GV70 3.5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kg.m를 발휘하는 6기통(V6) 3.5L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등 뒤에서 맹렬한 가속력이 느껴지고 두터운 엔진 사운드가 온몸을 감싼다. 이는 전기차의 정숙성과 순간적인 초기 가속도와는 결이 다른 매력이었다. 엔진 회전수를 높여가며 점진적으로 힘을 토해 내는 과정은 운전자와 자동차가 기계적으로 교감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여기에 도로 정보를 미리 파악해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안락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영리한 주행을 이끌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8단 자동변속기가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는 듯 기어를 내리며 최적의 출력을 유지했다. 주행 모드별로 확실한 변별력을 느낄 수 있어 상황에 맞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마치 레이서가 된 것 같은 쾌감을 안겨줬다.

GV70의 실내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한층 넉넉한 공간을 자랑했다. 장거리 주행에서 가장 우려되는 2열 공간은 실제 탑승 시 여유로운 레그룸(발이 움직이는 공간)을 제공했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더해져 탁 트인 개방감도 선사했다.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까지 갖춰 장시간 이동에도 동승자가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기본 542L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은 1박 2일 일정의 가족 여행 짐을 싣기에 충분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678L까지 확장돼 더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해치백 형태의 구조는 다양한 상황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GV70은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실내의 정숙성과 고급스러움으로도 운전자를 만족시켰다. 정차 시에는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소음과 진동이 효과적으로 억제돼 실내 활동에 불편함이 없었다.

뱅앤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도 풍부한 음향으로 이동의 감흥을 한층 고조시켰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원하게 펼쳐진 27인치 통합형 대형 디스플레이와 곳곳에 사용된 섬세한 마감재도 만족감을 선사했다.

2025년형 GV70의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이 5380만 원, 고성능 3.5 터보 스포츠 모델이 5930만 원부터 시작된다. 이 정도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갖춘 프리미엄 SUV치고는 과하게 높지 않은 가격대로 느껴진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 속에서, 가슴 뛰는 내연기관의 포효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GV70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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