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중 6건 북미지역 투자 몰려
오피스 공실률 20.4% 역대최고
PF대출도 작년보다 2.2조 증가
제2금융 토담대 연체율 28% 비상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부실이 우려되는 사업장 규모가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투자 지역인 북미권의 경기 둔화, 공실률 상승 등으로 손실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최근 1년 새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 원으로 석 달 전보다 2000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사업장은 2조59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석 달 전보다 500억 원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잠재 부실 규모가 큰 상황이다.
EOD란 채무자의 부도 위험이 커져 채권자가 대출 만기 전에 원금 회수를 요구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다만 EOD가 발생했다고 즉각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대출 조건을 조정하거나 만기 연장, 대주 변경 등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로 금융사들은 지분 투자(에퀴티)의 형태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라며 “돈을 빌려주는 성격인 PF 대출에 비해 위험도가 높은 투자 형태”라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의 해외 투자에서 EOD가 발생한 것은 북미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오피스 공실률은 20.4%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10건 중 6건이 북미 지역에서 이뤄졌는데 대부분의 투자처가 오피스였다.
금융권이 해외 부동산 투자와 함께 크게 늘린 PF 대출도 여전히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신규 PF 취급액은 11조2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조9000억 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2조2000억 원 증가했다. 사업성이 양호한 투자처로 신규 자금이 공급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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